곳곳에서 배철수의 음악 캠프가 왜 핫한가 했더니 어제 BTS가 나왔었다고... 2년 전 9월에는 우리 필님이 배철수의 음악 캠프에 짠~ 하고 등장해주셨었는데요. 처음 필님 팬이 되었던 때에, 저는 시골에 살았는데요. 필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TV, 라디오, 여학생들을 상대로 한 잡지 등등 뿐이었어요. 필님이 활동하는 방송국이 있는 서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통 알 수가 없었지만, 동네에 필님의 인기가 흐르고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버스 타고 갔던 레코드 가게, 코팅 기계가 있던 문방구에도... 아파트는 물론 연립주택도 없었던 동네에 대문이 없거나 그나마 낮은 울타리 안쪽에서 흘러나오던 필님의 노래들. 동네 골목(<못찾겠다 꾀꼬리>에 나옴직한 나무 전봇대가 있는) 담장으로 흘러나오던 노래들 중 유난히 필님 노래가 많았어요. 그때는 형편이 여의치 않은 경우, 딸은 상급학교로 진학 시키지 않고 집에서 살림이나 동생 돌보기를 하게 하는 집도 몇 있었어요. 학교에 가는 대신 하루 종일 집안일을 하며 카세트에 테입을 꽂고 필님 노래를 듣거나 라디오에서 필님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동네 언니들이 몇 있었는데, 학교에 다녀오는 길에 저도 잠깐 멈추고 노래를 듣기도 했었죠. 그러다가 친해진 언니도 있고요. 누구네 집에서는 <여학생> <여고시대>를 쌓아놓고 보고 있다는 소식에 쪼르르 가서 구경하고... 필님에 대한 저의 첫 느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웃는 모습이 멋진, 인기 가수였어요. 뮤지션의 역량 같은 것은 그 다음 문제였고... 필님이 인기에 초연한 지, 덩달아 팬들도 같이 초연한 지가 수십 년이 되어가는데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다른 것 다 제쳐두고 그냥 인기 가수 조용필로 느꼈던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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